경기헤드뉴스 성미연 기자 | ‘스트라디바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바이올린으로 알려져 있다. 10대부터 93세에 이르기까지 무려 1,100대의 바이올린을 만든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에게는 오직 한 가지 원칙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지 않는 바이올린이 만들어지면 가차 없이 부숴버린다. 절대로 내 이름을 넣어 팔지 않는다’였다.
살아가면서 마음속에 분명한 가치 기준과 삶의 원칙이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리 인간에게 완성이란 없다. 끝없는 최선이 있을 뿐이다. 불안한 완성의 삶이 아니라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하나의 재능이 있다 해도 아홉의 노력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성실’과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희조경건설의 조준만 대표는 말한다.
“20대 초반, 나탈리 골드버그라는 작가가 한 말 중에 ‘다리를 건설하는 사람이 질적으로 높지 않으면 그 다리는 건설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지금의 나의 미래지향적인 부표가 되었다. 작품을 만들고 일을 한다는 것, 즉 다른 사람 앞에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은 자기 성실에 대한 엄숙한 책임이자 약속이라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라고...
'우연'이 맺은 너무 아름다운 찰나들...
조대표가 조경과 인연을 맺은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중·고등학교시절 남들 다 다니는 학원이나 과외보다 넓은 시야의 경험을 부모님께 권고 받아 일찍 캐나다의 시골 마을에서 유학을 했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사회 첫 발을 들였다. 그러다 우연히 영어 가능자 신입사원 모집하는 조경장비 수입회사의 취업이 조경과의 첫 단추가 되었다.
규모가 작은 회사였기에 통·번역 뿐 만 아니라 현장에도 투입이 되곤 하였다. “하자보수공사 현장에 첫 투입 되었을 때가 가장 많이 생각난다. 내가 바라보는 시각과 전문가의 시각 차이가 그토록 크다는 것에 놀랐다”며 “그러면서 오기와 도전정신이 생겼다”고 그 때를 소회했다.
또한 그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결과물이 바로 눈에 보이는 것이 좋았다” 며 “입주자 및 건설사를 설득하여 공사를 변경한 결과물에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더 없는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다.
득도다조(得道多助)와 양금택목(良衾擇木)을 동시에...
“내가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같은 공간, 같은 경험치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먼저 다가가고 더 낮은 자세로 배우며 낮은 금액으로 공사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오히려 다채로운 각도로 바라볼 수 있어 단단한 회사로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다” 며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도와주는 사람이 많다는 득도다조(得道多助)로 사업을 키워 나갔다.
이렇듯 한낱 미물에 지나지 않는 새도 자신이 어떤 나무에 앉아야 할지를 가려 앉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모르면 안 된다는 양금택목(良衾擇木)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조대표는 “늘 눈앞의 작은 이익을 쫓으면 안 된다”는 부모님의 말씀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나에게 부모님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질서였다”며 “학업은 등한시 하며 친구들과 놀기에 바빴던 나에게 ‘공부나 일은 조금 부족해도 상관없지만 신뢰만큼은 꼭 지켜라’고 어렸을 때 혼나면서 가르침을 받았으나 그때는 잘 몰랐었다. 지금은 부모님의 그 말씀이 사업하는데 있어 뼈와 튼튼한 골조가 되어 큰 버팀목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다.
건물은 한 번 지어 놓으면 리모델링과 재건축이란 명목하에 수십 년이면 그 모습 그대로 수명을 다하지만 조경은 한번 땅에 뿌리를 내리면 시간이 지날수록 우람하게 변화된 멋진 모습을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후손에게도 물려주는 공적 자산이 되기도 한다. 그 십 수 년을 지나 수백 수천 명에게 입소문으로 남게 될 공사이기에 신뢰가 생명이 되는 것이다.
언젠가, 분명히...
자녀를 보면 부모의 얼굴이 보이듯 조경의 나무들도 심은 사람의 얼굴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더 더욱 계약금액과 상관없이 완벽한 구도로 좋은 나무를 심으려고 노력한다는 조 대표이다. 그래서 공사가 끝나면 경희조경건설에서는 표찰을 달아준다고 한다. 그 표찰은 곧 조대표의 책임감과 신뢰의 무게감이 포함되어 있는 얼굴이기 때문이다.
조대표의 꿈은 특별하다. “지금껏 조경이라는 것이 눈으로만 즐기는 것이었다. 기술의 문제, 품질, 품종, 환경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마음껏 누리게끔 설계하여 스킨쉽이 가능한 조경을 하고 싶다”며 “궁극적으로 결과물을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가 아닌 잔디밭에서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범죄자 등도 우리 사회구성원이듯 세상에는 쓸모없는 사람 하나 없듯이 나무도 쓸모없는 나무는 없다.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구성해 주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며 “부모님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아들이었으나 공사 결과물을 보시고 ‘그래, 열심히 살았구나’ 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 가슴이 뜨거워졌던 기억을 평생 가슴에 새기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며 전진하고 싶다”고 갈무리 했다.
이른 봄날의 숲캉스 같은 인터뷰 시간
전나무는 스스로를 가지치기 하며 태양 빛을 따라 하늘 위로 곧게 자란다. 마치 때를 기다릴 줄 아는 나무처럼... 더 많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살고 싶다는 조대표는 내일의 양분이 될 오늘의 노고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다.
스스로 중간으로 내려와 주위를 살피는 배려심 깊은 그는 낯선 하늘이 와도, 낯선 바람이 불어도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전나무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