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8.9℃
  • 흐림강릉 2.5℃
  • 맑음서울 9.5℃
  • 맑음대전 9.1℃
  • 맑음대구 8.5℃
  • 흐림울산 6.4℃
  • 맑음광주 10.0℃
  • 맑음부산 10.1℃
  • 맑음고창 10.0℃
  • 맑음제주 11.1℃
  • 맑음강화 7.5℃
  • 맑음보은 7.9℃
  • 맑음금산 8.3℃
  • 맑음강진군 10.5℃
  • 구름많음경주시 6.0℃
  • 맑음거제 8.9℃
기상청 제공

팩트온(FACT ON)

편리함의 함정, 일상 속 불법 의료

방문 수액부터 대리 처방, 눈썹 문신까지… 법적 쟁점 팩트체크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집에서 흔들리는 유치를 실로 묶어 뽑아본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형법 제20조에 따른 '사회상규'에 비춰보면 부모가 영리 목적 없이 자녀의 유치를 뽑는 가벼운 행위는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일상 속으로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면, '남들도 하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행한 편리함의 선택이 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김민경 변호사의 자문을 통해 생활 속 불법 의료 행위의 실태와 법적 쟁점을 짚어본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집으로 부르는 '출장 수액' 서비스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간호사가 직접 집으로 방문해 비타민 수액 등을 놔주는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는 편리함에 현혹되기 쉽지만, 이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다. 현행법상 의료 행위는 원칙적으로 의료기관 내에서만 이뤄져야 하며, 간호사는 의사의 처방과 지도 하에 보조 업무를 수행할 뿐 단독으로 투약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

 

특히 정맥 주사는 부작용이나 알레르기 반응 시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한 위험한 행위다. 비록 수액을 맞은 환자 본인은 현행법상 처벌 규정이 없어 보호의 대상으로 남는다 하더라도, 부작용 발생 시 시술자가 잠적하면 환자는 심각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이는 산후조리원 안에서 정기적으로 신생아 진료를 보는 소아과 의사의 행위 역시 불법 의료 행위로 간주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바쁜 일상 속 지인에게 부탁하는 '대리 처방' 역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중대한 법적 문제다. 불면증을 앓는 친구를 대신해 수면제를 처방받거나, 타인의 체질량 지수를 도용해 다이어트 약을 대리 처방받는 행위는 심각한 처벌을 초래한다.

 

대리 처방을 부탁한 사람과 무증상임에도 거짓으로 약을 타다 준 사람 모두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되며, 수면제 같은 향정신성 의약품이 개입될 경우 마약류 관리법 위반까지 더해진다. 합법적인 대리 처방은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해 동일 상병에 장기간 같은 처방이 이뤄지는 엄격한 예외 상황에만 인정된다. 대리 수령인의 범위 또한 직계존비속, 배우자, 형제자매 등으로 제한되며 가족관계증명서 등 증빙 서류가 필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눈썹 문신이나 피부 관리 시술도 맹점이다. 대법원은 문신 시술을 인체에 바늘을 찔러 색소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보건상 위해가 생길 수 있는 '의료 행위'로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최근 하급심에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오는 등 법적 과도기에 놓여 있긴 하지만, 현행법상 의료 면허 없이 행해지는 시술은 불법이다.

 

만약 불법 시술을 받다 피부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해 시술자가 책임을 회피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상해진단서를 끊고 시술자와의 대화 내역이나 환부 사진을 증거로 수집해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시술을 받은 것 자체만으로는 처벌받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 더 저렴하고 조금 더 편리하다는 유혹은 언제나 달콤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예기치 못한 건강상의 치명적 위협과 복잡한 법정 공방이라는 거대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나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당연시 여겼던 일상의 편리함이 과연 법의 테두리 안에 안전하게 자리 잡고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신중함에 있다.



BEST 영상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