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성수동에 새롭게 문을 연 ‘기엔탄’은 ‘Western Korean Charcoal Bar’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내세우며, 한국적 정서와 현대적 감각을 한데 아우른다. 이곳에서 경험한 요리와 서비스는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공간이 아닌, 하나의 완성된 미식 여정을 선사한다.
웰컴 드링크와 첫인상: 한국적 정서를 담은 공간
기엔탄에 발을 들이는 순간, 실내 곳곳에 배치된 장독대 같은 소품과 소형 그릇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단순히 ‘서양과 한국의 퓨전’을 넘어, 전통적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웰컴 드링크로 제공된 석류 맛의 클렌즈 주스는 상큼한 첫인사를 건네며,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장독대 모양의 컵에서 마시는 음료는 공간과 메뉴의 일관된 테마를 강조하며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코스의 시작: 독창적인 플레이팅과 세심함
첫 요리는 버터에 구운 춘권과 상큼한 소스로, 단순한 스낵처럼 보이지만 맛의 조화로움이 돋보인다. 이어진 튀일을 얹은 두 번째 요리는 아트적인 비주얼로 시각적 즐거움을 더했으며, 연어 요리는 새우와 오징어, 딜, 피클과의 조화를 통해 감칠맛을 극대화했다. 각 재료가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풍미는 단순한 재료 이상의 스토리를 느끼게 한다.
웨스턴과 코리안의 만남: 반찬과 메인 요리
웨스턴 코리안 반찬은 이곳만의 독창적인 시도로, 작은 장독대에 담긴 5가지 반찬이 한식의 친숙함과 서양적 접근을 동시에 제공한다. 리필이 가능한 반찬 서비스는 고객 중심적인 철학을 보여준다. 메인 요리로 선보인 오리고기는 소스와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담백함을 자랑했고, 돼지고기는 부드럽고 느끼함 없이 조리되어 모든 테이블에서 사랑받을 요리로 손색없었다.
따뜻한 마무리: 솥밥과 감동의 디저트
메인 요리를 마무리한 뒤 나온 솥밥과 소고기 무국은 한국인의 정서를 깊이 담고 있다. 맑고 농축된 국물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며, 솥밥의 풍미는 따뜻한 집밥의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디저트는 이곳의 창의성을 극대화한 순간이었다. 고깃집에서 달걀찜의 눌어붙은 부분을 긁어먹는 아쉬움을 재현한 디저트는 놀랍도록 향수를 자극하며, 크럼블과의 조화로 새로운 맛의 경험을 선사했다.
미식을 넘어선 기억의 공간
기엔탄은 단순히 ‘음식이 맛있다’는 표현으로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이곳은 맛, 시각, 그리고 감성을 모두 충족시키며 한 끼 식사 이상의 여운을 남기는 특별한 공간이다. 오너셰프 홍기영의 섬세한 손길과 팀의 노력으로 탄생한 이곳은, 성수동 미식 지도에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이다. 웨스턴 코리안이라는 독창적인 접근 방식으로, 기엔탄은 방문객들에게 미식의 경계를 넓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성수동에서 새로 시작하는 이 여정을 미식가들에게 강력히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