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뉴스 최보영 칼럼니스트 | 서울의 중심에 자리 잡은 창덕궁. 그 옆에 현대와 전통이 조화롭게 스며든 작은 비스트로, ‘데비스(DEVIS)’가 있다. 앤디앤뎁의 윤원정 대표가 이끄는 데비스는 단순한 브런치 카페를 넘어 미식과 예술,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초월한 경험을 선사하는 특별한 장소다.
데비스의 외관은 전통 한옥과 이웃하면서도 이질감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따뜻한 색감의 나무와 벽돌로 구성된 외벽은 유럽의 클래식한 가정집을 떠올리게 하며, 세련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정교한 디자인은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창덕궁 일대와 잘 어우러져, 데비스만의 독특한 매력을 더욱 부각시킨다.
이곳의 백미는 창덕궁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2층 테라스에서 더욱 빛난다. 푸른 하늘 아래 고즈넉한 한옥 지붕과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펼쳐진 이 공간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특별한 풍경을 선사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창덕궁의 풍경은 일상의 분주함을 잠시 잊게 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고풍스러운 건축미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이곳에 앉아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며 음미하는 한 입 한 입은 그 어떤 미식 경험보다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데비스의 메뉴 역시 이곳의 미적 감각과 정성 어린 철학이 녹아 있다. 스카치 에그는 완벽하게 익힌 반숙 계란을 고소한 고기 패티로 감싸 튀겨 내며, 고기와 달걀의 조화로운 맛이 입안에서 녹아내린다. 매콤한 끝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균형 잡힌 맛을 선사하며, 그 깊은 풍미가 이 요리를 특별하게 만든다. 세비체는 신선한 재료와 깊고 진한 소스가 어우러져 빵과 함께 남김없이 즐기게 되는 메뉴로, 그 정성과 맛의 완성도가 느껴진다.
특히 데비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시그니처 미모사 칵테일이다. 전통적인 미모사와는 차별화된 이곳의 미모사는, 오렌지 주스를 장미 모양으로 얼려 샴페인이 담긴 잔에 띄우는 독특한 연출로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장미 모양의 오렌지 얼음이 서서히 녹으면서 샴페인에 오렌지의 풍미가 자연스럽게 배어들어, 시간이 지날수록 음료의 맛과 향이 변화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미모사는 단순히 음료를 넘어선 예술적 창작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미각과 시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곳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게우 소스를 곁들인 전복 카펠리니 파스타는 바다의 풍미를 고스란히 담아낸 요리다. 전복의 신선함과 감칠맛 나는 게우 소스가 은은한 마늘 향과 어우러져 깊고 진한 맛을 내며, 부드럽고 얇은 카펠리니 면이 이 풍미를 가득 담아 입안에서의 감각을 확장시킨다. 이 파스타는 데비스의 정성과 섬세함이 잘 드러나는 메뉴로, 이곳을 찾는 미식가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하다.
데비스의 윤원정 대표는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친근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그녀의 정성 어린 환대는 데비스의 매력을 한층 더 빛나게 한다. 데비스는 단순히 브런치를 즐기는 공간이 아니라, 미식과 예술이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다. 창덕궁을 배경으로 한 고풍스러운 뷰와 세련된 인테리어, 그리고 섬세하게 준비된 메뉴들은 데비스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맛있다’는 표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오감이 어우러진 미식의 예술이다. 청명한 날씨 속에서 창덕궁의 전경을 배경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이곳의 정성이 담긴 음식을 음미하는 경험은 그 자체로도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