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뉴스 성미연 기자 | 따뜻한 커피 한 잔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커피포트에 물을 넣고 전원을 올리고선 그날은 어쩐지 커피포트를 가만히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보글보글 물 끓는 소리에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뽀얀 수증기가 기분 좋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과연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가벼운 호기심이 돌아 물을 조금 더 넣고 전원 버튼을 눌러보았습니다. 당연하지만 물을 넣은 양에 따라 끓기 시작하는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물을 적게 부었을 때와 물을 많이 부었을 때의 물이 끓기 시작하는 시간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소리와 수증기로 알게 되는 물이 끓기 시작하는 시간은 매우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즉 물이 끓기까지 1분이 걸렸다면, 물은 59초 동안 액체 상태를 유지하다가 60초에 기체로 변한 것입니다.

임계점(臨界點), 사전적으로 풀어보면 저온에서 고온으로 변화할 때 저온상으로 존재할 수 있는 한계 온도와 압력이라고 합니다. 즉 물이 수증기가 되듯이 물질의 상태가 변화되는 지점이라는 것이죠.

가끔 사람들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후에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포기하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물의 양에 따라 끓기 시작하는 임계점이 다르듯이 우리도 신체와 성격이 저마다 달라 각자의 임계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로 스스로의 임계점, 그 바로 앞에서 멈춰 서버리는 우를 범합니다. 물은 99도에서는 끓지 않습니다. 물이 끓는 100도가 되기까지 1도가 모자라면 그 1도를 높이기 위한 절대적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데도 우리는 마지막 1도까지의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99도에서 포기해버리고 다른 방법을 찾고 있지는 않나요?

신년이 되면 흔히 금연과 다이어트를 다짐합니다. 담배를 끊기 시작할 때는 그간의 습관과 몸에 축적되어 있던 니코틴과 같은 물질들이 해독되는 과정에서 금단현상이 나타나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힘든 몇 고비를 넘긴다면 금연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 역시 식이조절과 꾸준한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시작하고서 약 20분~30분이라는 절대적인 시간이 지나야 이마에 구슬땀이 맺히고 체지방이 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러한 시간을 못 넘기고 이렇게 운동을 하는 것이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되니 건강에 오히려 좋지 않다거나 피곤해서 몸에 너무 무리가 갈 것 같다는 자기변명과 합리화를 통해 멈추어 버리고 맙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고 힘내면 다가올 아름다운 임계점, 운동할 때만 느낄 수 있는 숨이 막힐 정도로 힘든 고비를 넘긴 후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알지 못한 채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처지가 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 중의 한 가지는 스스로의 임계점을 각자의 오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으며, 그 임계점이 지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비록 그 임계점까지 많은 고통과 실패가 있더라도 그 임계점 이후의 결과에 대하여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 과정 역시 여유를 가지고 즐거운 시간으로 보낼 수 있는 것이죠. 능력은 있으나 이직경험이 많은 사회 초년생들의 이력서를 가만히 보다 보면 자신의 임계점을 모르기에 좋은 날이 올 때를 묵묵히 기다리지 못하고 조금만 힘들면 새로운 곳을 찾으려 서성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누구나 시작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기까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임계점 앞에서 힘들어하다 포기하는 것보다 이제부터는 자신을 믿고,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발전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나는 자신의 욕구를 극복하는 사람이 자신의 적을 이기는 사람보다 용감하다고 믿는다. - 아리스토텔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