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을 55년 만에 손질한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교부금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1972년 도입된 내국세 연동 구조의 폐지다. 그동안 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가 초·중·고 교육에 자동으로 배분되는 방식이었다. 앞으로는 전년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개년 연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해 산정한다. 학령인구 변화율은 전부 반영하지 않고 35%만 적용한다. 학생 수가 줄어도 인건비 같은 경직성 지출은 곧바로 줄지 않는 지방교육재정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추가세수를 제외한 내국세 20.79%와 새 산식에 따른 교부금 사이의 차액은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 계정으로 넘어간다. 교부금이 전년도보다 줄어들 경우 국가가 그 차액을 반드시 보전하도록 하는 조항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명시된다.
규모로 보면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교부금은 76조4000억 원이다. 현행 연동 방식을 그대로 두면 내년 교부금은 100조 원 안팎까지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지만, 새 산식을 적용하면 78조9000억 원 수준이 된다. 총액이 깎이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증가 속도를 조정하는 개편인 셈이다.
배경에는 학령인구 감소가 있다. 학령인구 1인당 교부금은 지난해 1190만 원에서 올해 1330만 원으로 늘었고, 2027년에는 1440만 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학생은 줄어드는데 세수가 늘면서 배분액만 커지는 구조가 반복돼 온 것이다.
현금성 지출을 둘러싼 논란도 개편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경기도교육청은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운전면허를 포함한 자격증 취득비를 1인당 최대 30만 원 지원하고 있으며, 사업 규모는 372억 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 신입생 20만 원, 중·고 신입생 30만 원의 입학준비금을 지급한다. KTV 방송에 출연한 신인규 변호사는 이런 사업들을 두고 "다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필요한 대상에게 적재적소로 예산이 가도록 배분 방식을 고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교육 투자의 불균형 문제도 함께 지적됐다. 교부금이 초·중등에 집중되면서 어린이집과 대학, 대학원, 평생교육은 상대적으로 뒷순위로 밀렸다는 것이다. 사교육비는 2024년 29조2000억 원으로 4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공교육 예산은 늘었지만 사교육 부담은 오히려 커진 셈이다.
교부금 개편으로 확보한 재원은 미래대응기금으로 흘러간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브리핑에서 급격히 늘어나는 세수를 적립해 기금을 신설하고, 이를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안정화 장치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경 기준 415조4000억 원으로 편성돼 사상 처음 400조 원을 넘어섰고, 내년에는 50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기금 규모는 최소 12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지만, 첫해 적립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금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분야에 투입된다. 청년의 주거와 일자리, 결혼·출산·양육을 아우르는 지원과 함께 AI, 양자, 소형모듈원자로(SMR), 첨단바이오 등 7대 시드 기술과 3대 메가프로젝트가 대상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인재 유치 등에 쓰이며 다른 계정으로 전출할 수 없도록 법에 명시된다.
정부가 기금을 임의로 쓰는 '쌈짓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신 변호사는 기금관리법과 국가재정법의 통제를 받고 예산안은 국회 심의도 거친다며 과도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교육계는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추진된 일방적 개편이라며 현행 연동률 유지를 요구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관련 패키지 법안을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다음 달 3일 2027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반세기 만에 틀을 바꾸는 만큼 남은 절차에서 촘촘한 검증이 뒤따라야 하지만, 줄어드는 학생과 늘어나는 세수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영상출처 : K-팩트체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