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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온(FACT ON)

구름 아래 700미터, 산이 내어준 시간을 끓이다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강원도 정선, 하늘과 맞닿은 해발 700미터의 굽이진 길 끝에 서면 계절이 빚어낸 흙내음이 가장 먼저 마중을 나온다. 부부가 일구어낸 작은 산골 식당은 화려한 간판 대신, 9만 제곱미터의 푸른 산을 통째로 뒷마당 삼아 손님을 맞이한다. 새벽이슬을 가르며 산에 오르는 남편의 발걸음은 욕심 없이 가볍다. 연삼, 바디나물, 참취나물. 산이 허락한 만큼만 조심스레 꺾어 담은 바구니에는 "산에 올라면 그냥 보인 대로 막 꺾어 갖고 담기 때문에 이렇게 막 섞여 있어요"라는 수줍은 독백이 담겨 있다.

 

거칠고 투박한 자연의 산물은 아내의 다정한 손끝을 거쳐 비로소 정갈하고 따뜻한 밥상으로 피어난다. 뽀얀 국물이 일품인 '잣국수'는 부부가 오랜 시간 공들여 얻어낸 이 집만의 특허품이다. 정선의 볕과 바람이 키워낸 잣을 손수 갈아 낸 그 한 그릇을 들이켜면, 뼛속까지 시원한 산바람이 고스란히 녹아내린다.

 

"아무리 봄에 향기롭고 그러는데 지금도 되게 향기가 좋고 맛있어요". 문턱을 넘나드는 단골 이웃들의 정겨운 웃음소리가 마당을 채울 때, 부부의 밥상은 비로소 완성된다. 맛있는 반찬을 정성스레 포장해 택배로 나누고, 홀로 지내는 이웃 어르신의 안부를 물으며 반찬을 챙기는 이들의 삶. 산이 내어준 넉넉함을 다시 세상의 온기로 갚아나가는 부부의 하루는, 그 자체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한 편의 수필이 되고 있다.

 

영상출처 : 귀촌다큐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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