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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한복판, 나무수국이 피었다.

경기헤드뉴스 성미연 기자 | 

굳센 가지 끝마다 자잘한 꽃송이가 모여 원뿔을 이루고, 그 원뿔은 하늘을 향해 조용히 솟아오른다. 둥근 공처럼 뭉치는 여느 수국과 달리, 이 꽃은 위로, 위로 자라며 제 무게를 견딘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넉 장씩 포개진 꽃잎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꽃잎이 아니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장식꽃의 꽃받침이, 오직 아름답기 위해 그토록 크게 부풀어 오른 것이다. 쓸모를 버리고 아름다움만 남긴 자리다.

 

피어나던 무렵엔 여린 라임빛이었다. 새순처럼 풋풋하던 그 초록이 며칠 사이 크림색으로, 다시 눈이 시린 순백으로 물들어 간다. 지금이 그 절정이다. 무더위 속에서도 이 흰빛은 서늘하고, 도심의 매연도 아랑곳 않는 단단함으로 정원과 산책로 곳곳을 밝힌다.

 

그러나 이 백색은 끝이 아니라 지나가는 한 계절일 뿐. 아침저녁 바람이 서늘해지고 일교차가 벌어지면, 꽃은 서서히 발그레해진다. 빛바랜 분홍에서 깊은 장밋빛으로, 세월이 스민 듯한 색으로 저물어 갈 것이다. 꽃이 다 진 뒤에도 마른 꽃송이는 가지에 남아, 겨울 정원에 고요한 형태 하나를 세워 둔다.

 

피고, 물들고, 마르기까지 — 나무수국은 계절을 통째로 살아 내며 그 모든 순간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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