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뉴스 임수연 기자 | 

97세의 폴란드계 미국 여성 피아니스트로 지난 15일, 97세 생일을 맞이했던 루스 슬렌친스카가 세계적 명성을 지닌 음반사 데카를 통해서 피아노 독주곡 ‘음악 속의 내 삶(My Life In Music)’ 이라는 제목의 음반은 지난해 뉴욕에서 녹음을 마쳤으며 오는 3월 발표 예정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FT는 슬렌친스카를 ‘역사상 가장 긴 경력을 갖고 있는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했다.

러시아의 거장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생존해 있는 유일한 제자로도 잘 알려져 있는 슬렌친스카는 이 음반에 스승 라흐마니노프와 좋아하는 음악가인 쇼팽의 곡을 주로 담았다.

미 서부의 폴란드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세 살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네 살 때는 유럽으로 건너가 작곡가이자 명피아니스트 라흐마니노프(1873~1943) 등을 사사했으며 그는 “작곡가의 관점에서 작품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걸 라흐마니노프 선생님께 배웠다”고 말했다. 스승 라흐마니노프가 선물한 명품 브랜드 파베르제 달걀 목걸이는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슬렌친스카는 예닐곱 살에 베를린·파리에서 데뷔 연주회를 해 일찍부터 음악 신동으로 주목 받았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인연도 각별한 슬렌친스카는 존F.케네디 전 대통령의 취임식때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모차르트의 듀엣을 연주했고, 로널드 레이건에게는 ‘50년 콘서트 경력을 가진 첫 미국 여성’이란 상찬을 들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의 아버지는 딸이 하루도 빠짐없이 9시간씩 연습하도록 혹독하게 몰아붙였다. 1957년 출간된 자서전 ‘금지된 유년 시절’에서 부친이 얼마나 엄격하게 자신을 가르쳤는지를 가감없이 밝히기도 했다.

슬렌친스카는 지금도 무대나 유트브를 통해서 연주하면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역이다.“지금도 여전히 연주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배운다. 음악은 내게 삶과 사람들을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